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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0. 제주) 이 논평은 두 가지 이유로 작성된 것임을 밝혀둔다. 하나는 성 다양성에 대해 이성적으로 판단해 주길 바라며 약간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바람으로 작성되었으며 두 번째는 차별에 대한 물리적 정신적 폭력에 관한 법적 대응방침을 밝히기 위해 작성되었다.

2017년 10월 28일 제주에서 작은 외침이 있을 예정이다. 여기에도 사람이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행사로 이름하여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그것이다. 퀴어문화축제는 모든 차별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와 사회적 소수자들의 연대를 축제로 풀어가는 공간이다. 그런데 제주퀴어문화축제를 곡해하고 혐오하는 세력이 있어 축제의 의의에 대해 간략히 밝혀두고자 한다.

차별은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옹호 받은 적이 없다. 지금도 진행 중인 인종차별의 긴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의 여러 분쟁지역들은 서로의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종교차별이 그 원인이다. 종교의 본원적 가치와 관계없이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가 전쟁의 명분이 되는 모순적 상황이 일상이 되고 있다. 가깝게는 소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채 고통을 안고 삶을 견뎌내야만 하는 할머니들의 삶은, 한반도에서 벌어진 식민지 민족-조선인의 고통이 여전히 진행형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거창한 역사의 진실이나 지구촌 문제가 아니더라도 차별은 우리의 일상 속 흔한 풍경이다. 우리 사회의 그 많은 장애인들을 집 밖으로 나서지 못하게 하는 우리 사회의 차별구조는 다름을 집안에 가둬버린다. 강남역 살인사건과 이후의 논쟁은 여성차별이 얼마나 뿌리 깊은 가를 증명하고 있다. 왼손잡이라는 이유로 생김새나 나이, 가난으로 인한 차별까지 차별의 일상화와 고착화는 사회의 진보와 별개인양 깊어가고 있다.

인종이나 종교차별을 비롯한 세상 모든 차별은 기득권이 자신의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한 논리에 다름 아니다. 차별받는 자들끼리의 대결로 몰고 가는 기득권의 논리에 저항하고 연대하자. 우리는 퀴어문화축제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차별받는 이들이 함께 연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증명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일부 거대 기독교 교단은 어떠한가? 보이는 것을 존재하는 것을 사실이 아니라는 궤변으로 마치 중세 마녀사냥처럼 성소수자들을 겁박하고 협박하면서 자비를 베푸는 것처럼 위선을 떨고 있다.

부디 있는 것을 있다고 말해 달라.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당신이 그곳에 살고 있다고 말해 달라. 우리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하느님을 모욕하지 않듯 성소자들이 있음을 인정하고 모욕하지 말라. 최근에 시작된 개헌논의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기독교 단체들의 행위는 민주주의 파괴행위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며 차별을 일상화하고 공고화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마디만 더 붙이자면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기독교단체들에 언론기관이 포함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CBS와 같은 방송국이 단지 종교적 신념만으로 차별을 공고히 하는 무리에 함께 서고자 한다면 언론의 기본 책무를 져버렸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깨어있는 언론인들을 통해 조속히 언론이 자신의 책임을 다 할 수 있기를 요청한다.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감히 말한다.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에서 (성)소수자들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
우리는 제주퀴어문화축제를 통해 제주 사회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제주퀴어문화축제에서는 어떠한 종류의 혐오나 차별에 대해서도 불관용의 원칙으로 단호히 대처할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혐오나 차별은 심각한 사회 폭력이다. 폭력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가능한 최대한의 범위 안에서 대응할 것이다. 행사 당일에는 제주퀴어문화축제에 함께 하는 고문변호사들이 행사장을 지킬 예정이다. 이들을 통해 혐오와 차별 세력에 대해서 법적인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다. 행사의 준비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기록해서 역시 모든 조치를 다 취할 것이다. 이러한 행동들은 우리의 의무라 생각한다. 장애인을 놀리고 차별하는 것이 반 인격적 행동이듯이 가난한 이들을 차별하고 괴롭히는 것이 반사회적 행동이듯이 성소수자들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일 역시 반 인격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임을 똑똑히 기억해 주길 바란다. 사자와 어린 양이 함께 뛰어 노는 평화와 사랑의 세상을 그려왔던 성경의 말씀에 따라 다름을 인정하고 퀴어문화축제에서 함께 연대하고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10월 28일 제주에 작은 바람이 불 것이다. 비록 작은 외침이지만 차별에 저항하고 연대하는 제주 사회 민주주의 역사에 새롭게 기억될 것이다.

2017년 10월 10일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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