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행동의 사례 한국 투쟁현장의 파견미술활동을 중심으로
- 2019420일 토요일 / 강사 : 신유아 / 후기 : 신현정(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어느덧 3년째가 되었다. 2017년부터 제주에서 퀴어문화축제를 만들어 온 지 말이다. ‘퀴어문화축제는 말 그대로 문화 축제이기도 하고, 투쟁의 현장이기도 하다. 조직위는 관객들에게 제공할 축제 서비스를 만드는 동시에 성소수자 인권 증진이라는 이슈를 던져야 한다. 문화 축제라는 포맷 안에 어떻게 이슈를 녹여낼 것인가는 조직위의 끝나지 않는 숙제이다.

이 물음을 풀고자, 혹은 물음을 풀 아주 작은 단초라도 발견하고자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지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 역량강화사업 2차시에서 현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파견미술가이자 문화연대 활동가인 신유아 님을 모시고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했다. 문화 축제라는 형식을 통해 인권운동을 하는 단체로서 한국 투쟁현장에서의 파견미술 활동의 사례를 공부하고, 운동에 스며들 수 있는 예술적 감각을 학습하는 것이 이번 차시의 목표였다.

이야기 나누었던 몇 가지 내용들

- 현장에 맞는 행사를 기획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광화문 투쟁 현장에서 작가들은 스타이로폼을 이용해서 조각상을 만들었다. 스타이포롬을 이용한 이유는 단순한데, 그것이 현장에 가장 많은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밀양에서는 사일리지와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현장에서 우리가 가진 가장 많은 자원들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 쉽게쉽게 나오는 기획을 쉽게쉽게 실행하기

축제를 지속할수록 고민과 논의가 복잡해지고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재미있는 축제, 즐거운 축제를 만들면서 만드는 사람들이 즐겁지 않다면 축제 또한 복잡하고 무거워진다. 쉬운 기획을 쉽게 실행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장 안에도 일부러 설치하거나 혹은 의도하지 않은 다양한 오브제들이 존재한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경찰 펜스, 혐오세력의 깃발과 피켓들, 앰프에서 나오는 음악소리와 혐오세력의 통성기도 소리가 섞인 소리들처럼 보이는 것들도,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다.

경찰 펜스에서 느껴지는 고립감 때문에 펜스를 걷어내고 싶다면, 그들이 펜스를 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무언가로 축제 장소 주변으로 둘러쌀 수도 있지 않을까?

혹은 펜스의 안팎을 어떤 것들로 꾸며 그것을 펜스가 아니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혐오세력의 통성기도 소리에 우리는 또 다른 어떤 것들로 대응할 수 있을까?

1회 제주퀴어문화축제는 ‘50명쯤 모여서 기타 치고 놀아보자!’ 라는 결의로 시작했지만, 5,000명의 연인원을 모았다. 이후 이어진 2회 축제에서도 연인원 2,000명을 모은 축제를 치렀다. 이것이 즐거운 기획, 소소한 기획이 성공으로 이어진 좋은 사례일지도 모르겠다.

문화예술을 축제 안에 녹여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기도,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문화축제를 만든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들을 다르게 보고 깎아내고 가공해야 하는 일이기도, 열심히 깎아내고 가공한 것들을 다시 자연 상태로 돌려보내기도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2017년에는 퀴어를 환대하는 마을 잔치를 만들었고, 2018년에는 빛나는 우리들이 함께하는 평화의 축제를 만들었다. 2019년의 제주퀴어문화축제에는 또 어떤 모습과 문화들이 녹아 있을지 몹시 기대된다.

*2019년 제주퀴어문화축제의 자체 역량 강화 사업은 비온뒤무지개재단의 후원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