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3회 전국퀴어문화축제연대 워크숍 후기/ 작성 신현정(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부산에서 열린 2020 제3회 전국퀴어문화축제연대 워크샵에 다녀왔습니다. 제주에서는 가연, 재현, 태림, 현정 네 명의 조직위원이 참석했습니다. 워크숍을 준비해주시고 환대해주신 부산 조직위에 감사를 전합니다.
█ 각 지역 활동보고
2019년의 각 지역 활동보고를 듣는 시간에서는 각 지역의 같음과 다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법률/행정 대응과, 축제 장소사용 부분에서 겪는 문제점들을 공유받을 수 있었는데요, 축제의 공공성이 큰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작년 진행했던 역량강화 워크숍 중 ‘축제의 공공성에 대한 질문’(https://jejuqcf.org/39?category=865511) 이 떠오르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법률/헹정 대응에 관한 토론도 잠시 진행했는데요, 지역별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이 다르기에 고민이 됩니다. 국가인권위 지역사무소가 있는지, 각 지역의인권위는 어떤 성격을 띠는지, 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는 어떻게 구축되고 있는지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이에 대해서는 다음 워크샵에서 더 논의할 수 있기를 기약하고 마무리했습니다.
█ 따로 또 같이
전국 지역의 활동가들이 섞인 팀을 나누어 ’활동가 소진’, ‘소수자 안의 소수자’, ‘지방의 퀴어문화축제’, ‘전국퀴어문화축제 연대’, ‘커밍아웃과 아웃팅’ 이라는 소주제를 부여받아 이야기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활동가 소진> 이라는 키워드 팀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싸움과 투쟁의 아픔을 업무에 밀려 스스로 돌보지 못하는 상황을 모두가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축제를 만든다는 것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때 결정해야 하는 주체-개인이 곧 단체이기도 해서, 업무를 결정하는 사람에게 큰 책임이 부여되기도 합니다. 이 개인에게 주어진 큰 짐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옆에서 다른 사람들이 함께한다는 믿음, 조직이 함께 책임진다는 신뢰가 중요하겠지요. 활동가 소진에 대처하기 위한 각 지역의 사례들을 공유받는 시간이 유익했는데요,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는 선배 활동가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례도, 회의 이전에 한시간씩 근황 토크를 하며 일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주는 마인드프리즘 워크숍과 전쟁없는세상의 비폭력트레이닝을 활용했었는데요,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툴을 이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서로의 아픔을 고립시키지 않기 위해 팀웤을 어떻게 쌓아갈 것인지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던것 같습니다. 다시 조직을 고민하게 됩니다.
█ 마치며
내년 워크샵을 주최해야 하는 단위라, 이어진 술자리에서도 활동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많이 들으려 애썼습니다. 각 지역의 법률 대응 상황을 공유받고 선례들을 잘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법률/행정 대응, 홍보/마케팅, 마음치유, 조직문화 등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정 마치고 제주 조직위원끼리 가진 티타임에서는, 다 필요없고 요가 명상 숲길 걷기 프로그램을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아직 어떤 것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제주다운(?) 모습으로 환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