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10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제4회 제주퀴어문화축제 개최 선언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며, 아래 기자회견문과 현장 사진, 짧은 영상을 공유합니다! 모다들엉 퀴어의 섬, 모두를 환영해!🥳🍀

🏳️‍⚧️제4회 제주퀴어문화축제 개최 선언 기자회견문 '다시 모여들어서, 힘을 합쳐서. <모다들엉 퀴어의 섬>'🏳️‍🌈

2017년 조직위 결성 이후부터 3회의 축제를 치르며 조직위원 대부분은 여러모로 한계를 직면했습니다. 2019년 제3회 축제 <퀴어자유도시> 이후, 우리는 한해간 축제를 진행하지 않고 잠시 쉬어가기로 결의했습니다. 더 나은 이 다음의 축제, 그리고 축제의 지속을 위해 휴식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축제를 ‘이어가기’ 위해 기획한 도합 10회의 소규모 행사들을 ‘이어가’며, 조직위는 새로운 경험을 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을 보내며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모두가 다시 축제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제주퀴어문화축제는 단순히 제주의 퀴어문화축제를 만드는 조직이자 지역의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활동해 온 바 있습니다. 제주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부정의와 차별, 더 나아가 제주가 지닌 역사, 환경, 평화, 노동 이슈를 포괄하여 목소리 내어온 것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내며 제주의 시민사회단체와 소통해왔습니다.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축제를 통해 표방해 온 3건의 슬로건은 위와 같은 긴밀한 네트워킹과 느슨한 연대 안에서 설정된 것입니다.

제3회 축제 이후 쉬어감의 시간 동안, 조직위원회는 왜 이렇게까지 지쳤는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다음 기회에는 더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모두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쉬어갈 수밖에 없었던 시간을 보낸 지금 직접 만나 안부를 다시 묻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2022년 제4회 제주퀴어문화축제의 아이콘은 행운을 비는 네잎클로버입니다. 생태계를 함께하는 여러 가을 생명체들도 함께 담아보았습니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자의 마음도 가볍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상하였습니다.
맘껏 외치고 투쟁하는 하루가 필요한 것처럼, 우리 스스로 가볍게 안부를 전하고 서로를 챙기는 일상 같은 하루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직위가 치러온 3번의 축제, 그리고 5년의 시간 동안 축제를 준비하는 인원 모두가 여실히 느낀 바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현실적인 악조건에도 포근하고 저절로 몸에 힘이 탁 풀리는 건강하고 따뜻한 자리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제4회 제주퀴어문화축제는 10월 22일 신산공원에서 11시 30분부터 개최됩니다. 제주퀴어문화축제가 말 그대로 지속 가능한 축제가 될 수 있게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연대와 모아주신 따뜻한 마음으로, 이번 가을 또 한 번의 축제를 안전하고 즐겁게 만들어 내겠습니다. 퀴어의 섬 제주에서, 피크닉 같은 하루 함께 보냅시다!

(구호) “퀴어인권 말살하는 혐오세력 물러나라”
(구호) “모두가 하늘이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구호) “모다들엉 퀴어의 섬, 모두를 환영해!”

2022년 10월 5일 수요일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강정친구들,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제주여민회, 제주녹색당, 정의당 제주도당,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람을 가르는 허울뿐인 자유를 위한 내부 식민지로써 도시가 아니라, 인권과 생명, 평화가 살아 숨쉬는 사람의 도시 퀴어자유도시-

우리는 1년 전 제주퀴어문화축제를 방해하는 폭력과 가짜 뉴스에 시달렸습니다. 혐오세력은 축제 집회신고를 막으려 했고, 전날 공원을 점거하려 했습니다. 당일에는 축제 참가자들이 화장실 출입도 어렵도록 애워쌌고, 행진 시작을 막아 나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행진을 시작한 후에는 트럭 밑에 들어가서는 트럭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을 뿐 아니라, 사람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가짜 뉴스를 퍼트려 선동했습니다.

그해 그런 폭력은 제주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대구에서는 혐오세력이 사람들이 오도가도 못하게 길을 막았습니다. 서울에서는 큰 음량으로 축제를 방해했습니다. 부산에서는 같은 장소에 무대를 설치해서 축제를 방해했습니다. 인천에서는 혐오세력이 광장을 점거하고 폭력과 폭언으로 참가자를 위협했고, 깃대와 깃발을 빼앗고 부수었습니다. 행진을 마친 후에도 폭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광주에서는 혐오세력이 폭언 뿐 아니라, 행진 중간 중간 밀어붙여 위협받았고, 그 장소를 떠날 때도 경찰의 호위를 받아야 했을 정도로 위협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생명보다 자본이 우선인, 평화와 인권보다 혐오의 자유가 우선인 나라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왔던 땅, 우리가 사는 땅에서 혐오와 폭력에 시달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문제를 뒤집어 자본보다 생명이 우선인, 혐오 대신 평화와 인권이 우선인, 누구도 위협받지 않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땅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깃발을 들고 축제를 합니다.

우리는 그 폭력 속에서도 깃발을 세우고, 서로의 존재를 축복하며 축제를 만들고 즐겼습니다. 서로가 살아있음을 기뻐하고, 계속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소망하며 축제를 즐겼습니다. 또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며,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는 내용의 깃발을 들고 차별과 혐오에 저항하는 외침과 함께 서로의 자긍심을 끌어올리는 아름다운 거리 행진을 했습니다.

올해 제3회 제주퀴어문화축제의 슬로건은 <퀴어자유도시>입니다. 국제자유도시라는 이름으로 자유롭게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람이 아닌 자본과 개발만 자유롭습니다. 관광도시라는 이름으로 볼 거리를 풍부하게 할 것 같지만,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 대신 자연을 파괴하는 공사와 자연 경관을 독점하는 자본만 자유롭습니다. 청정제주라고 하지만, 제주의 청정자연을 파괴하는 데만 힘씁니다. 이렇듯 성소수자를 둘러싼 현상들은 제주가 지닌 역사, 환경, 평화, 노동 문제와 닮아 있습니다.

성소수자가 여기 저기서 지워지며 억압 받는 모습은 제주의 여기 저기서 일어나는 모습과 매우 유사합니다. 강정에서는 관함식이 있었고, 화해와 통합을 내세우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면서, 반대 주민들은 공권력을 통해 막았습니다. 성산에는 제2공항을 만든다며 주민들을 계속 가르며, 반대의 목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주민들을 막는 주민공청회를 한다거나 기만적으로 세종시에서 공청회를 열었습니다. 공공기관은 상시 업무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임금을 차등했습니다. 영리 병원을 허가하여 보건의료를 보편적 권리가 아닌 자본이 활개칠 영역으로 넓히려 했습니다. JDC는 제주를 사랑하는 척하며, 여전히 제주를 식민지배하는 기관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하수처리가 어려운 상황에도, 자연이 파괴되고 살던 사람이 쫓겨나는 데도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방관하거나 무력한 모습만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시당하고 배제된 제주인의 모습에서 이렇게 성소수자 혐오를 통해 세력을 결집하고 권력을 탐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제주의 성소수자는 배제당하고 지워진 그 제주의 시민의 모습이기도 하고, 땅과 집을 빼앗겨 쫓겨나는 철거민의 모습이기도 하고, 자기 자신의 문화가 전시당하기만 하는 이주민과 난민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비슷한 면이 많은 배제당해온 당사자입니다.

우리는 허울 좋은 <국제자유도시> 제주를 풍자하며 동시에 지역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소수자로 인식되고 호명되어 은혜를 베풀어야 하는 존재가 아닌 다양성을 이루는 한 존재로 안전하게 스스로를 드러내며 살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또한 성소수자 억압과 비슷한 궤적을 보이는 제주의 난개발을 규탄하고,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가시화를 통해 시민사회 운동의 연대를 확장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퀴어자유도시라는 슬로건을 실현하는 축제를 통해 살아내고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계평화의 섬, 자연과 공존하는 청정 제주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과 함께 오시길 바랍니다. 함께 하는 이의 손을 잡고, 친구의 손을 잡고, 동지의 손을 잡고 축제에 오세요. 우리는 연결될 수록 강하고, 함께 하는 이들을 볼 수록 힘이 납니다. 우리가 꿈꾸는 내가 어떤 모습이든 그 모습 그대로 행복할 수 있는 도시의 모습을 이 축제를 통해 함께 제안하고, 제시합시다.

축제는 주최자만이 만들지 않습니다. 축제를 완성하는 것은 참가자와 축제를 받아들이는 제주 사회입니다. 함께 평등과 평화, 인권을 이야기하고, 혐오와 차별에 저항합시다. 9월 7일 토요일 신산공원에서 함께 인간이 자유로운 도시, 소수자가 억압받지 않는 도시의 모습을 함께 만들어봅시다.

2019년 8월 9일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차별과 혐오를 이기고 제주에 다시 무지개를 띄우겠습니다>
제 2회 제주퀴어문화축제 방해에 대한 고발 및 3기 조직위 결성 기자회견

평화와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는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자유로운 사람들의 연합,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입니다. 지난 2018년 9월, 우리는 신산공원에서 평화와 인권의 제 2회 제주퀴어문화축제를 개최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제주의 여러 시민들과 단체의 도움으로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우리는 2017년부터 성소수자 혐오세력들의 방해와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지역 성소수자들의 안전하고 즐거운 장을 만들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특히나 작년 인천퀴어문화축제의 대규모 폭력 사태 이후에 더욱 안전에 유의하여 행사를 진행하였으나, 차량 아래로 들어가고, 도로를 점거해 행진을 막고, 축제 참가자들에게 욕설을 하고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등 조직적이고 불법적인 방해를 겪었습니다. 축제 이후에도 악의적인 보도와 가짜뉴스가 이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참가자들과 조직위는 심각한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겪었으며, 우리는 이와 같은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법적으로 대응하려 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들에 대한 고발장을 동부경찰서에 접수할 예정이며, 제주녹색당과 제주평화나비, 청년민중당 제주도당, 제주대학교 퀴어커뮤니티 퀴여움 QUTE이 함께 고발인에 이름을 올리며 연대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더불어 앞으로도 우리는 혐오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장애인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활동을 이어나갈 것임을 밝힙니다.

작년 축제를 마치고, 올해의 새로운 제 3기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결성되었습니다. 3기 조직위는 김기홍, 신현정 두 공동조직위원장과, 여섯 명의 다양한 색깔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올해 안으로 제 3회 제주퀴어문화축제를 도내 모처에서 개최할 계획에 있습니다.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해 온 지난 시간이 무색하게도 여전히 한국에서 성소수자 인권은 제자리걸음입니다. 지난 3월 육군에 이어 해군에서도 성소수자 군인을 색출해 처벌하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우리는 이성애 규범성과, 가부장제와 결탁한 군사주의라는 그 야만에 맞서기 위해 축제하겠습니다.

제주 역시 평화의 섬이라는 낱말이 무색합니다. 제2공항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살인적으로 진압한 지난 1월 제주도청 앞 행정대집행을 기억합니다. 43 당시 목표는 진압뿐이라던 미군의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국가폭력을 통해 건설된 강정해군기지와 나무들이 학살당하고 있는 비자림로, 제2공항을 표방하며 성산에 들어서려 하는 공군기지를 기억합니다. 그렇게, 43을 과거에 박제화 시키려는 모든 기만적인 행태를 규탄합니다. 우리는 진정, 43을 잊지 않기에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탄압에 맞서고, 진정한 의미의 평화의 섬을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축제하겠습니다.

올해 제 3기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도내외 여러 이슈들과 끊임없이 연대하며 제주만의 색깔을 가진, 성소수자들의 즐거운 축제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장애인, 난민 등 모든 차별받는 이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우리가 바로 그들이기 때문입니다. 차별과 혐오를 이기고, 제주에 무지개를 다시 띄우겠습니다.

2019년 4월 2일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 개최 선언 기자회견문

퀴어가 퀴어나지 않는 행복한 탐라를 만드는 퀴어들의 탐나는 동네 잔치 <탐라는 퀴어>

퀴어신디 아진(ㅌ·ㄷ아진) 사름이랜 멍(ㅎ·멍) 제주에서 퀴어나게 멘드는 제주는 이제 어실거우다!
(퀴어한테 잘못된 사람이라고 하면서 제주에서 튀어 나가게 만드는 제주는 이제 없을 겁니다!)

1년 전 우리는 바로 여기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결성 선언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당시 우리는 여성 혐오 범죄가 있던 이곳의 사건을 기억하고 더 이상 소수자를 향한 혐오 범죄와 차별이 없는 제주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혐오와 차별이 없는 제주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혐오 민원에 의한 행정의 방해를 겪어야 했고, 소송을 거치며 힘겹게 축제 장소를 지켜냈습니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축제와 자긍심의 행진을 통해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이야기했습니다. 더불어 제주에도 성소수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축제를 하는 장소에 찾아와 퀴어와 연대자들을 향해 막말을 하거나 위협하는 혐오세력을 만났습니다. 자긍심의 행진 때는 방해하다 못해 위협을 가하는 혐오 세력도 있었습니다. 다행스레 무사히 마치고 제주에서 자긍심을 드높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그 자긍심 가득한 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주에 사는 퀴어들과 그 연대자들이 제주에서 무지개 깃발을 들고 서로를 응원했던 그날, 흥으로 혐오에 맞서 연대로 대응하던 그날,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의 권리를 위해 한목소리로 차별과 혐오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냈던 그날, 우리는 그날의 아름다운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날 이후로도 퀴어의 삶과 존재를 이야기하기 위해 거리 선전을 했습니다. 제주도내 성소수자 인권 간담회를 가지며, 제주의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알렸습니다. 선거 때는 제주도지사 후보들에게 성소수자 혐오 문제에 관한 질문을 던졌고, 그들의 인권 의식에 관하여 알리며 제주의 인권에 관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평화와 인권을 위해 다양한 곳에 연대하러 다녔습니다. 그리고, 제주에 사는 퀴어의 목소리를 담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의 이름처럼 다시 축제를 하려 합니다. 제주에서 퀴어가 공동체로 살아가면서 우리를 드러낼 수 있는 흥겨운 잔치를 다시 한 번 벌이려고 합니다. 이 잔치를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연대의 힘과 뿌듯함을 통해 제주의 퀴어와 그 연대자들이 인권, 평화의 자긍심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의 슬로건은 "탐라는 퀴어"입니다. 탐라는 지금 제주라 불리는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이 땅을 불렀던 이름입니다. 나중에는 강제로 건너 땅이라는 뜻인 제주라는 이름이 붙었고, 유배지이자 사람들을 가두는 곳이었습니다. 근대에는 일제의 제국주의 확장을 위한 군사기지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이 땅의 사람들은 외부의 폭력에 디아스포라를 겪어야 했습니다.

여전히 이 땅은 디아스포라의 땅입니다. 예멘에서 나와야만 해서 이곳에 온 사람들은 여기서도 안전을 위해 흩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일방적 제2공항 추진으로 삶의 터전이자 고향을 잃을 뿐 아니라 조장된 갈등으로 인해 성산 공동체가 흩어지고 있습니다. 비자림로에 생기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를 요구했더니 계속 난개발을 하던 그대로 숲 파괴와 도로 공사로 답해 갈등을 조장해 제주 공동체가 흩어지고 있습니다. 해군과 정부는 한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고 사과 한마디 없다가 국제관함식을 조건으로 사과한다고 하여 갈등을 조장해 강정 마을 공동체는 다시 흩어지고 있습니다.

퀴어도 비슷합니다. 퀴어는 제주에서 퀴어나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좁다며, 서로 너무 잘 안다며, 공동체에서 견딜 수 없어 퀴어나는 디아스포라를 겪어야 했습니다. 제주의 퀴어가 이 땅에서 퀴어로 잘 살 수 있고, 퀴어나지 않아도 될 수 있게 우리는 탐라를 퀴어가 행복한 곳으로 만들 것입니다. 모두의 소셜미디어 타임라인에 퀴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릴 것이고, 우리는 퀴어나지 않아도 되는 탐나는 퀴어라는 것을 알릴 것입니다.

모두 인생의 타임라인에서 퀴어나지 않아도 되고 퀴어의 행복을 퍼트릴 수 있도록 9월 29일 신산공원에서 열리는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 “탐라는 퀴어” 옵써예!

2018년 8월 31일 금요일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제주퀴어문화축제 기자회견180831보도자료.pdf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 개최 선언 기자회견문.pdf

제주퀴어문화축제_소개자료_2018_8.pdf


5월 18일 JIBS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저희 조직위원회의 전 조직위원이었던 성소수자의 앨라이 녹색당 고은영 후보의 질문에 대한 각 후보의 답에 대한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감상과 입장입니다.

1. 저희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원희룡 후보의 존재에 조직적으로 찬성하지 않습니다.원희룡 후보의 보편적 인권 보장에 있어서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또한 저희는 문대림 후보의 인권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그의 인권이 사회적 수용성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인권을 위해 행동하며, 성소수자의 인권을 하찮게 보거나 침해하는 행위에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4. 영상의 길이는 퀴어가 성소수자 혐오 세력에게 어떤 음악의 제목을 통해 보내는 또 다른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혐오반대


국제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 맞이 기자회견문

작년 가을, 안개비처럼 우리를 적셔가던 혐오를 향해 한줄기 빛이 등장했다. 이 빛은 피할 수 없는 안개비를 맞으며 잔뜩 웅크린 채 숨어있던 도내 성소수자들에게 약간의 따스함과 위로를 건네었다. 그리고 평화의 섬 제주에 무지개를 피워 제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비추었다.
제주도는 명문화 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를 통해 2015년부터 모든 도민의 인권을 위해 도정이 힘쓸 것을 선포하였다. 인권의 섬 제주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작년 제주퀴어문화제를 통해 우리는 도의 인권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도가 규정하는 도민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알 수 있었다. 인권의 섬 제주의 ‘인간’에는 성소수자가 없었다. 작년 가을 내내 성소수자는 존재 자체만으로 민원의 대상이었고, 누구나 열 수 있는 축제를 마음대로 열 자유조차 갖지 못했다. 똑같은 음악을 틀고 똑같은 춤을 추어도 성소수자가 주최가 된다면, 그 축제는 ‘음란’하고 ‘비교육적’이며 ‘문란’한 축제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의 퀴어들이 맞이하는 아이다호는 분명 색다를 것이다. 그렇기에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새로운 도정을 맞이하는 이 순간에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신들에게 우리는 ‘인간’인가? 우리의 축제는 도민의 축제가 될 수 있는가? 우리는 비성소수자와 같이 생활함에 있어 제도적으로, 실질적으로 차별받지 않을 수 있는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이하며, 새로운 제주도정을 이끌 사람들을 맞이하며 제주의 퀴어는 묻는다. 우리는 언제까지 톧아져야 하는가.
지난 레즈비언 가시화의 날은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고(故)육우당의 기일이었다. 이 날,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도의원 비례대표를 낸 정당과 각 당의 도지사 후보, 교육감 후보 등에게 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성소수자인 우리는 과연 도민인가, 성소수자를 공동체 구성원으로 인지하는 정책을 낼 의향이 있는가를 묻는 질의서였다. 더불어 작년 제주 퀴어문화축제에서 도정과 보수 개신교 세력이 보였던 지나친 혐오의 행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도 하였다. 이에 단 두 정당과 한 도지사후보만이 회신을 해왔다. 녹색당, 정의당, 도지사후보 고은영이었다. 이외의 정당과 도지사후보, 교육감후보들은 응답하지 않았다. 우리의 물음에 기존의 정당은 답할 필요가 있다. 질의 내용은 단순히 성소수자의 이권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 더 나아가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에 대한 물음이다. 도민으로서의 성소수자가 안전하게 살아 갈 권리, 차별 받지 않을 권리, 인간답게 살 권리를 주장하는 것에 대하여 각 정당들은 어떤 입장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군형법 92의 6에 의거 A대위가 유죄 판결을 받던 그 날, 대만에서 동성혼이 법제화 되었다. 이로써 대만은 아시아 그 어느 국가보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각 정당에 다시 묻는다. 당신들의 ‘도민’에 성소수자는 존재하는가? 우리의 이야기를 반영한 정책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가?
성소수자는 어디에나 있다. 일터에도, 공원에도, 마트에도, 사람이 있는 그 어느 곳이든 있다. 비성소수자와 같이 땀 흘려 일하고 같은 지방세를 낸다. 도의원과 도지사는 성소수자가 내는 지방세의 녹을 먹는 자들이다. 성소수자가 낸 지방세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한다. 단 한 푼이라도 지방세가 지출 된다면, 이는 성소수자들의 노동의 결실이 지출되는 것이다. 각 정당과 도지사 후보는 이를 잊지 않아야 한다. 도민으로서 안전할 권리, 차별 받지 않을 권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정당하다면 성소수자로서 안전할 권리, 차별 받지 않을 권리에 대한 주장이 정당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다. 더군다나 올해는 4.3항쟁이 일어난 지 70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기득권의 편의를 위해 다수의 도민들이 학살당했던 그 아픔의 땅 위에서 다시 한 번 정권의 유지를 위하여 도민이 희생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성소수자가 도민으로서 묻는다. 도내 정당들은 답하라.
성소수자는 어디에나 있다. 학교에도 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성소수자일 수도 있지만, 학생이 성소수자일 수도 있다. 자신이 남들과 다름에 대해 가장 민감한 시기인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다. 그렇기에 학교 환경, 교육환경이 성소수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야기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교육감 후보들의 답변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단 한 후보도 답이 오지 않았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한 철 반항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제주도의 순수한 청소년 중에는 성소수자가 없기 때문인가? 고정관념과 잘못된 정보로 점철된 성의식을 바탕에 두고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면, 속히 답변하기 바란다. 서울 외의 전국 그 어느 곳에도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쉼터 하나 없다. 이런 때에 청소년 성소수자를 주변으로 내몰지 않는 학교 분위기를 이끌어내어 ‘인권의 도시’로서의 제주에 일조하는 교육감이 있기를 부디 바란다.

레즈비언 가시화의 날 및 故육우당 15주기 성명

오늘은 레즈비언 가시화의 날이자, 故육우당 15주기입니다. 레즈비언 가시화의 날을 축하하기만 하고, 故육우당의 유언대로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이 없어져 행복만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2018년 현재 성소수자를 둘러싼 사회적, 정치적 상황은 더 나아졌다고 말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다시 악화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사람이 먼저라고 하는 현 정권의 대통령은 페미니스트 대통령 선언 때도 레즈비언을 배제했고, 토론회 때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영향력이 큰 정치인들은 개신교 세력의 압력으로 성소수자 인권을 가짜 인권이라며 문제 삼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대놓고 개신교 세력과 함께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충청남도 인권조례를 폐지했습니다. 바른미래당의 정치인들은 성소수자의 가족구성권에 반대하고, 인권 조례 자체가 신앙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망언을 했습니다. 민주평화당 역시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자체에 반대하는 기조를 갖고 있습니다.

현 제주도지사인 원희룡은 당선 직후 신문고뉴스의 물음에 "성소수자에게 차별없는 도정을 펼칠 것"이라고 약속했을 뿐 아니라, '성소수자 차별금지 현수막 게시 신청' 또는 퀴어 퍼레이드 등의 장소사용 신청이 들어오는 경우 이를 동성애자 또는 성소수자와 연관된 것이라는 이유로 불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런 기조를 밝혔는 데도 작년 제주도정은 제주퀴어문화축제 장소 사용 허가를 철회했습니다(제주시는 자치시가 아닌 행정시로 제주특별자치도의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이런 정치적 상황에 제7회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성소수자 정책에 관한 공개 질의를 하려 합니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생각하는 후보가 있는지 파악하여, 성소수자와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후보 선택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질의서에 대한 응답은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에 발표를 하고자 합니다. 부디 제주의 도지사 후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정당, 제주도 교육감 후보들이 성소수자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함께 연대하기를 바랍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지역 출마 예비후보자 및 정당에 대한 성소수자 정책 질의서 송부 및 답변 요청

1. 촛불 혁명 이후에도 인권이 뒤로 밀려나는 사회에서 풀뿌리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 보장을 위해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후보자 및 정당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레즈비언 가시화의 날이자,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인 故육우당의 15주기를 맞아 레즈비언의 가시화와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인 故육우당의 추모를 겸하여,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로서 후보자 및 비례대표를 출마시킬 예정인 정당께 첨부한 질의서를 보냅니다. (문장 형태의 답변을 부탁합니다.)

3. 후보자와 정당에서 답변하신 내용과 답변 여부는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에 지역 성소수자와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온라인 창구, 언론 등을 통해 배포할 것입니다.

4. 핑크 보트(pink vote)라는 성소수자 내지 연대자의 표와 후원금이 있다는 것은 이미 미국의 선거와 작년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가 성소수자 지지발언을 통해 가장 많은 후원금을 얻었다는 것을 통해 익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5. 이 질의서는 지역 사회의 성소수자들을 위한 정책이나 정책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여 제주도내 성소수자들의 선택을 돕고자 보냅니다.

6. 답변은 5월 10일(목)까지 제주퀴어문화축제의 공식 이메일 주소인 jejuqcf@gmail.com 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첨부: 제7회 전국지방동시선거 제주지역 출마 예비후보자 및 정당에 대한 성소수자 정책 질의서 1부. 끝.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

[공문]제주퀴퍼2018-003제7회전국동시지방선거출마자정책질의.pdf

[공문]제주퀴퍼2018-003제7회전국동시지방선거출마자정책질의.hwp

제7회지방선거출마예비후보자및정당성소수자정책질의서.pdf

제7회지방선거출마예비후보자및정당성소수자정책질의서.hwp

<법원의 판결에 대한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공식입장>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제주시는 반인권적이고 차별적인 행정처리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법원의 신산공원사용허가거부처분(행정처분)의 집행정지 판결을 환영한다. 


제주시는 조직위의 행사개최 장소 사용요청에 대해 승낙 공문을 발송했다가 이후 다소 민원을 이유로 승낙을 다시 철회한 바 있다. 성소수자들을 차별하는 승낙 철회에 대해, 조직위는 제주시의 반인권적 행정 처리를 문제 삼고 다시 판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제주시 부시장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도리어 반인륜적 행사가 개최되는 양 호들갑을 떨고 행사 불허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조직위는 거듭된 반인권적이고 차별적인 행정에 대해 제주시장 면담을 요청하고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으나 “법원의 판단에 따를 사안으로 귀 단체와의 면담은 실익이 없음을 알려드리오니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10월25일 제주시청 총무과-70346)라고 답변을 하였다. 조직위가 제기한 문제의 본질은 제주시의 반인권적이고 차별적인 시대착오적 행정에 있었으나 제주시는 공간사용 불허라는 자신들의 행정처리 결과에만 주목했다.


이제 법원이 판단을 내렸다. 제주시가 따라야 할 법원의 판단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법원은 결정문에서 “그 개최가 임박한 이 사건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곤란하게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사건 철회통보로 인해 신청인들을 포함한 행사 참가자들에게 발생할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위 철회통보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고, 위와 같은 조치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제주시는 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될 경우 제주의 미풍양속을 해치는 등 공공복리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판단했지만 법원은 그런 우려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2. 아울러 제주시가 몇몇 민원인들의 말만 듣고 행사 주최 측의 주장은 무시한 결정에 대해서도 법원은 “막연한 우려에 근거한 일부 민원”이라고 판단했다. 


3. 법원은 “관계 법령을 살펴보아도 이용자들의 성적 취향 등만을 이유로 행정청으로 하여금 신청인들과 같은 일반 공중에 대해 도시공원의 사용 자체를 제한·금지하는 것을 허용하는 규정은 찾아 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제주시가 초법적 기구가 아니라면 법이 정한 바에 따라 행정을 집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소수자들을 일반 시민과 구별짓고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고 공원사용을 금지하려 했지만 법원은 신청인들과 일반 공중이라는 표현을 통해 제주시의 차별적 행정을 비판하고 있다. 


끝으로  제주시는 법원에 대해서도 무성의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법원의 부스설치에 대한 자료 요청에 대해 “피신청인은 신산공원 내 행사용 부스 설치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이 법원의 석명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제주시는 무성의한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제주시가 따르겠다고 한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판단한 대로 제주시의 명백한 잘못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가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법원은 공원사용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차별 또한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제주시는 반인권적이고 차별적인 행정이 재발하지 않도록 현 민원조정위원회를 해체하고 관련 공무원들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바이다. 공원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2017년 10월 27일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제주에도 퀴어가 있어요. 우리 함께 혐오와 차별을 넘어요!-
지난해 8월, 바로 이곳 제주시청 여자화장실에서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성폭행 하려했고, 반항하는 피해자의 목을 졸랐습니다. 가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자신의 분노를 쏟아부었습니다. 전형적인 여성혐오 범죄였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상황을 고려해 고작 징역 3년형을 내렸습니다. 그 이후부터 이곳 제주시청 여자화장실은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게 가하는 각종 혐오범죄와 차별적인 행위를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제1회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오늘 이곳에서 결성 선언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여자화장실 성폭력사건을 기억하고, 더 이상 사회적 소수자에게 행해지는 혐오와 차별이 이곳 제주에서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퀴어문화축제를 통해 그 일을 이루고자 합니다.
사회에서 성소수자의 위치는 마치 제주의 위치와 비슷합니다. 제주는 대한민국을 이루고 있는 엄연함 하나의 도이지만 섬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리가 멀고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고통받아 왔습니다. 혼란스러운 정치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희생 제물로, 힘이 센 국가들 사이의 전쟁 놀이터로 이용당했습니다.
성소수자는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지만 단지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겪지 않아도 될 온갖 차별과 고통을 받아 왔습니다. 또래 사이에서는 늘 놀림감이 되어왔고, 낯선 사람들에게 욕설과 혐오발언을 들어왔습니다. 존재 자체를 부정당해 왔습니다.
제주에 사는 성소수자의 삶은 참으로 힘듭니다. 제주의 좁고 끈끈한 공동체 의식 속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성소수자라고 밝혔을 때 제주의 공동체는 성소수자의 인권과 신변을 보호하기는 커녕 이질적인 무언가로 여기며 공격하고 배척합니다. 지금 제주의 공동체는 성소수자를 더 움츠러들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존재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 성소수자는 지금 여기, 바로 이곳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단지 사회가, 사람들이 우리를 당신들의 모습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유령취급 해 왔을 뿐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여러분과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제주의 도민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에게 요청합니다. 성, 나이, 직업, 학력, 장애, 지역, 피부색 등 어떤 부분에서든지 소수성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 이들, 일터와 삶터에서 사회의 혐오와 멸시, 차별과 억압을 당하고 있는 이들, 하지만 이 부둥한 현실을 깨뜨리고자 하는 모든 우리의 친구들, 모든 제주도민 여러분에게 요청합니다. 우리는 10월 말 제주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열 것입니다. 이 축제가 성소수자를 비롯해 우리 모든 소수자들이 사회의 고정관념과 혐오문화를 깨뜨리고 사랑과 평화의 힘을 지지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오늘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의 성사를 지지하는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시작합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고, 축제 당일에도 많이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성소수자를 미롯한 모든 사회적 소수자가 이 땅 제주에서 온전한 자유와 행복을 누릴 때 까지! 퀴어옵서예!
2017년 8월 28일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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