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공공성에 대한 질문 거리예술축제를 중심으로
- 2019517일 금요일 / 강사 : 김재용 / 후기 : kanjisoo(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3차 워크숍은 강사가 던지는 질문에 참가자들 서로가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문화란?’ ‘축제란?’ ‘문화축제란?’ ‘공공성이란?’ ‘공공이란?’ 등의 질문과 그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조직위원 간 생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 수 있었다. 명확히 하나로 통일할 수 있는 정답 같은 것은 없었지만, 그 토론의 과정만으로도 퀴어문화축제와 축제가 지닐 수 있는 공공성에 대한 고민과 상상의 범위가 한 발자국 넓어지는 동시에 한꺼풀 선명해지기도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든 생각들로 글을 이어가려 한다.

나는 올해로 3회를 맞는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에 함께하게 됐다. 퀴어도 인권도 젠더감수성도 아직은 얕은 나였지만, 1회때부터 유심히 지켜보고 열렬히 응원하던 한사람이었다.

1회 제주퀴어문화축제는 민원조정위원회 그리고 소송전 끝에 어렵사리 개최되었고, 이 축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니들끼리 좋으면 공개적으로 하지 말고, 너희들만 모여서 해라’, ‘왜 서로 불편하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조용히 살자. 조용히.’ 라는 등 성소수자들을 향한 혐오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축제는 1,2회 모두 공원(公園)에서 개최되었는데, 공원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지방 공공 단체가 공중의 보건휴양놀이 따위를 위하여 마련한 정원, 유원지, 동산 등의 사회 시설이다. 이번 3회차 역량강화사업에서 다룬 주제가 거리 예술의 공공성인 만큼, 개최 장소의 의미에 대해서 되새겨 보고 싶었다.

#공동체 회복

어렸을 적 보호자의 손을 잡고 동네의 공원에 나가, 도시락도 나눠먹고 자전거도 타고 친구들이랑 술래잡기도 하는 등 우리에게 공원은 아주 친숙하고 익숙한 곳이며, 다수의 대중들에게 장소를 제공하는 곳인 만큼 안전이 확보되는 곳이다.

#한 장소, 두 생각

이런 공공장소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것이 이상한가? 위험한가? 아니면 불편한가?

셋 다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혐오세력과 대치세력이 존재한다. 때문에 그들과의 대치 가운데 공공성이라는 성격을 띌 수 있는 축제라 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게 보일수도 있다.

중요한 전제는 혐오세력들과 함께 존재하며 이루어지는 퀴어문화축제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 혐오세력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성소수자의) 존재에 대한 부정은 혐오폭력이고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나아가서 생산된 질문은 공공에서 공공은 누구인가?’ ‘어디까지가 공공의 영역이고 어디까지가 사적 영역인가?’ ‘공공은 옳은가?’ 등이 있었다.

#대중과 함께하는 축제

나에게 축제는 말 그대로 즐기는 것이고 누리면 되는 놀이의 하나인데, 아직 반대세력에게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이들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퀴어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상황 또한 발생한다.

이들과 함께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제주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열고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공공성을 지향해야하는지, 우리는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뺄지 고민한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안전하고 명랑한 퀴어문화축제를 즐길 수 있는 제주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9 제주퀴어문화축제 자체역량강화사업은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술행동의 사례 한국 투쟁현장의 파견미술활동을 중심으로
- 2019420일 토요일 / 강사 : 신유아 / 후기 : 신현정(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어느덧 3년째가 되었다. 2017년부터 제주에서 퀴어문화축제를 만들어 온 지 말이다. ‘퀴어문화축제는 말 그대로 문화 축제이기도 하고, 투쟁의 현장이기도 하다. 조직위는 관객들에게 제공할 축제 서비스를 만드는 동시에 성소수자 인권 증진이라는 이슈를 던져야 한다. 문화 축제라는 포맷 안에 어떻게 이슈를 녹여낼 것인가는 조직위의 끝나지 않는 숙제이다.

이 물음을 풀고자, 혹은 물음을 풀 아주 작은 단초라도 발견하고자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지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 역량강화사업 2차시에서 현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파견미술가이자 문화연대 활동가인 신유아 님을 모시고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했다. 문화 축제라는 형식을 통해 인권운동을 하는 단체로서 한국 투쟁현장에서의 파견미술 활동의 사례를 공부하고, 운동에 스며들 수 있는 예술적 감각을 학습하는 것이 이번 차시의 목표였다.

이야기 나누었던 몇 가지 내용들

- 현장에 맞는 행사를 기획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광화문 투쟁 현장에서 작가들은 스타이로폼을 이용해서 조각상을 만들었다. 스타이포롬을 이용한 이유는 단순한데, 그것이 현장에 가장 많은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밀양에서는 사일리지와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현장에서 우리가 가진 가장 많은 자원들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 쉽게쉽게 나오는 기획을 쉽게쉽게 실행하기

축제를 지속할수록 고민과 논의가 복잡해지고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재미있는 축제, 즐거운 축제를 만들면서 만드는 사람들이 즐겁지 않다면 축제 또한 복잡하고 무거워진다. 쉬운 기획을 쉽게 실행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장 안에도 일부러 설치하거나 혹은 의도하지 않은 다양한 오브제들이 존재한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경찰 펜스, 혐오세력의 깃발과 피켓들, 앰프에서 나오는 음악소리와 혐오세력의 통성기도 소리가 섞인 소리들처럼 보이는 것들도,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다.

경찰 펜스에서 느껴지는 고립감 때문에 펜스를 걷어내고 싶다면, 그들이 펜스를 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무언가로 축제 장소 주변으로 둘러쌀 수도 있지 않을까?

혹은 펜스의 안팎을 어떤 것들로 꾸며 그것을 펜스가 아니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혐오세력의 통성기도 소리에 우리는 또 다른 어떤 것들로 대응할 수 있을까?

1회 제주퀴어문화축제는 ‘50명쯤 모여서 기타 치고 놀아보자!’ 라는 결의로 시작했지만, 5,000명의 연인원을 모았다. 이후 이어진 2회 축제에서도 연인원 2,000명을 모은 축제를 치렀다. 이것이 즐거운 기획, 소소한 기획이 성공으로 이어진 좋은 사례일지도 모르겠다.

문화예술을 축제 안에 녹여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기도,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문화축제를 만든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들을 다르게 보고 깎아내고 가공해야 하는 일이기도, 열심히 깎아내고 가공한 것들을 다시 자연 상태로 돌려보내기도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2017년에는 퀴어를 환대하는 마을 잔치를 만들었고, 2018년에는 빛나는 우리들이 함께하는 평화의 축제를 만들었다. 2019년의 제주퀴어문화축제에는 또 어떤 모습과 문화들이 녹아 있을지 몹시 기대된다.

*2019년 제주퀴어문화축제의 자체 역량 강화 사업은 비온뒤무지개재단의 후원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몸으로 감각하는 인권교육 '몸이 지닌 언어'
- 2019년 4월 10일 수요일 / 강사 : 강정평화학교 / 후기 : 임도윤(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몸이 지닌 언어. 워크숍의 명목부터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몸이 담고 있는 수많은 비언어를 방금까지도 목격했을진데, 몸이 내보이는 언어라함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 것인지. 수많은 물음을 담고 걸었다.
활동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다.

1. 열기 - 소개
2. 접근법
3. 거울놀이 - 걷기 - 터치
4. 시선과 몸짓 - 힘의 행사
5. 조각상 - 존중과 평등
6. 세상의 모든 안녕
7. 마무리

활동순서 소개와 교육 접근법에 대한 안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이 평화로운 교육의 접근법에 대해 함께 읽었다.

- 모든 존재의 선함, 능력, 그리고 아름다움을 존중한다.
- 지구의 선함, 너그러움과 아름다움을 존중한다.
- 모든 사람이 교사이자 배우는 사람이다.
- 경험과 성찰을 통해 배운다.
- 모든 사람의 여정은 다르다.
- 개인적&공적 삶에서 변화를 기대한다.
- 강압이나 요구가 아닌 자발성에 기초하여 참여한다.
- 즐긴다! 재미있는 놀이처럼 경이로워하며, 놀라며, 환대를 베풀고 사랑하며.

필자는 기억에 남았던 활동을 위주로 감상을 남겨보고자 한다.

교육을 열면서 우리는 각각, 바닥에 어지르듯 놓아진 단어카드 중 몇을 골랐다. 그것은 이 교육에 대한 기대를 의미하기도, 평소의 자신을 나타내기도, 오늘의 기분을 말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부끄러워했고, 다른 누군가는 긴장했으며 따뜻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곤조곤 말하던 그 말씨와 올라간 입꼬리가 보였다. 참 좋은 접근법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재단하는 그 어떤 굴레도 없이 단어로 서로를 말하고 들었다.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거울놀이 - 걷기 - 터치

거울 놀이는 2명씩 짝을 지어 마주본 채 이루어졌다. 말하는 이와 따르는 이를 정해 행동과 표정을 마치 거울을 보듯 쫓았다. 뒤로 물러나기도, 급작스레 다가서기도, 눕고, 때로는 굽혀보기도 하는 그 몸짓을 보며, 그리고 쫓으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멈췄던 것은 나름의 결론에 수렴하였기 때문이다. 좀 피곤하다. 뭘 자꾸 설명하면서 살려구 그래. 당장 앞에 있는 것부터 쫓기나 해보라는 생각은 내게 이 교육의 명제를 이해시켰다. 그동안 싸우며 살았음이 너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평화. 내겐 도래할 수 없는 것이라고 또 생각하였던 평화가 보일 것처럼 숨을 죽였을 때, 거울 놀이가 끝이 났다.

거울놀이 - 걷기 - 터치

음악이 이렇게도 잔잔한데, 이렇게까지 힘이 있게 느껴질 수 있구나. 걷기 활동에서는 여러 사람이 정처없이 빠르고 또 느리게 걷다, 한 사람이 멈추면 서서히 모두 멈추었다. 커다란 싸인 없이 우리는 세포처럼 걷다 하나가 멈추면 줄줄이 멈추곤 했다. 한때는 굉장히 빨리 걸었고, 한때는 엉금 기었다. 세포 1, 2, 그리고 3. 또는 4.

마무리하며

환대를 한다는 건, 조각을 떼어 베푼다는 일은 다각적으로 보더라도

어려운 일이다. 잘 있지 않은 일이다. 교육을 거치며 나는 오로지 한 가지 생각이 들고야 말았다. 떼구름 하나 없이 환대해보고 싶다고.

 

*2019년 제주퀴어문화축제의 자체 역량 강화 사업은 비온뒤무지개재단의 후원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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